귀신들이 육체 속에서 살아있었을 당시에 자기들에게 속하였던 어떤 물체 속에 계속 거주하기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신앙 때문에 현대에 이르러서도 많은 유품들이 간직되고 있는 것이다. 고대의 사람들은 자기 영도자들의 뼈를 항상 존경하였으며, 많은 사람들은 성인(聖人)들과 영웅들의 유골을 여전히 미신적인 경외심으로 바라보고 있다. 오늘날에도 위대한 사람들의 묘지를 찾는 순례여행은 끊이지 않고 있다.
유품들에 대한 믿음은 고대의 주물숭배로부터 파생되었다. 현대 종교들의 역사적 유물은 미개인들의 주물을 합리화시키려는 노력을 의미하며, 그리하여 현대의 종교 체계 속에서 존엄과 존중대상의 자리로 올려놓으려고 하는 시도이다. 주물과 마술을 믿는 것은 야만적인 것이지만, 유물과 기적을 받아들이는 것은 정당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화로(火爐)─벽난로─는 어느 정도 주물, 거룩한 장소로 여겨지게 되었다. 묘지들과 신전들이 최초의 미신적 숭배 대상 지역이 된 것은 시체들이 그곳에 묻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히브리인들이 숭배하던 장막은 모세에 의해서 더욱 고상한 경지로 높여져서 초월적인, 그 당시에 실존하던 하느님의 율법에 대한 개념의 주물이 간직된 장소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은 돌로 만든 제단에 대한 다음과 같은 가나안-사람들의 독특한 믿음을 결코 포기하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느님의 집이 될 것이다.” 그들은 자기들이 믿는 하느님의 영이, 실체 안에서 주물에 불과한, 그러한 돌 제단 속에 거하신다고 정말로 믿었다.
최초의 상징들은 유명한 죽은 사람들의 생김새와 그들에 대한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기념물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원시인들은 헌납 예식을 통하여 영이 그 형상 속으로 들어간다고 믿었다; 마찬가지로, 어떤 물체들이 축복을 받으면 그것은 부적이 되었다.
모세는, 달라마시아에서 통용되었던 고대의 도덕적 규약에 두 번째 계명을 덧붙이면서, 히브리인들 사이에서 자행되던 주물숭배를 통제하려고 애썼다. 그는 주물로 신성시될 수 있는 어떤 종류의 형상도 만들지 못하도록 신중하게 지도하였다. 그는 분명하게 말하기를, “너희는 하늘을 날거나 땅 위에 기어 다니거나 또는 물속에 있는 어떤 것이라도 그와 비슷한 형상을 만들거나 새겨서는 안 된다.” 이러한 계명은 유대인들 사이에서의 예술을 매우 퇴보시켰지만, 주물 경배는 줄여주었다. 그러나 모세는 매우 현명하였기 때문에 옛 주물들을 갑작스럽게 버리도록 시도하지는 않았으며, 그랬기 때문에 그는 종교적인 성물함(聖物函)인 동시에 전쟁을 위한 제단이었던 상자 속에 율법과 함께 특정한 유품들을 넣도록 승낙하였다.
말씀이 결국에는 주물들이 되었는데, 하느님의 말씀으로 간주되는 것들이 더욱 특별하였고, 이러한 방식으로 많은 종교들의 신성시되는 책들이 사람의 영적 상상력을 가두어 놓는 미신적인 감옥이 되었다. 주물을 배격하려는 모세의 바로 그 노력이 최극의 주물이 되었다; 그의 계명은 나중에 예술을 망치는 데에 사용되었고 아름다움에 대한 기쁨과 동경심을 무효화 시키는 일에 사용되었다.
옛날에는 권한을 가진 주물 낱말이 두려움을-일으키는 교리였는데, 사람들을 노예로 삼는 모든 폭군들 중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교리적인 주물은 필사 사람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배반하여 편협한 신앙, 광신, 미신, 불관용, 그리고 가장 지독한 야만적인 학대의 족쇄를 채우게 하였다. 지혜와 진리에 대한 현대의 존중은, 주물을-만드는 경향으로부터 보다 높은 사고(思考)와 이성(理性)의 차원으로 올라가는 최근에 탈출하였을 뿐이다. 여러 종교가들이 성스러운 책으로 여겼던, 축적된 맹목적 숭배 기록들에 관해서는, 책 속에 있는 것이 진리일 분 아니라, 모든 진리가 그 책 속에 있다고 사람들이 믿었다. 만일 이들 성스러운 책 중에서 하나가 공교롭게도 지구가 평면이라고 말한다면, 오랜 세대 동안, 다른 한편으로는 온전한 남녀들이 행성이 둥글다는 분명한 증거를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이들 신성시되는 책들 중의 하나를 열어보는 실천 관행으로 우연히 눈에 들어오는 부분을 따름으로써 삶에 있어서의 중요한 결정이나 계획을 결정하려는 태도는, 터무니없는 맹목적 주물사상과 다름없다. “거룩한 책”을 두고 서약하거나 최극 숭배 대상에 대고 맹세하는 것은 정교한 주물사상의 한 형태이다.
그러나 그것은, 미개인 족장의 손톱을 다듬은 부스러기들에 대해 미신적으로 숭배하는 두려움으로부터 발전하여, 적어도 도덕적 지혜들이 “신성시되는 책”으로 모여지게 된 시기와 사건이 있기까지 여러 세기에 걸쳐서 선별된 그것들을 결국 반영한, 편지들, 법, 전설들, 우화들, 신화들, 여러 편의 시(詩)들, 그리고 연대기들의 훌륭한 수집품을 숭배하는 방향으로 실제 진화적 진보를 이룩하였음을 나타낸다.
주물이 되기 위하여, 말씀들은 영감(靈感)된 것으로 간주되어야 했고, 신성하게 영감 되어 씌어졌다고 여겨지는 주문(呪文)이 교회의 권위를 확립하도록 직접적으로 이끌었고 반면에, 시민적 형식들에서의 진화가 국가의 권위가 성숙되도록 이끌었다.